홍콩의 압구정동이라 불리는 랑카위퐁은 압구정보다 화려하지도 않으며 규모도 크지 않지만 그 열기만큼은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을 것 같다. 센트럴 역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걸어 패더 스트리트Pedder St.를 지나 엔터테인먼트 빌딩을 끼고 돌면 된다. 날이 어둑해지면 홍콩의 젊은이와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몰려들기 시작해 밤 10시가 넘으면 분위기는 최고조를 달해 아주 북적이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술을 자리에 차분히 앉아서 마시는 것이 아니라 바 앞의 도로변까지 나와서 마시므로 랑카이퐁 전체가 마치 하나의 대형 바가 된 듯하다. 개성과 자유로움이 물씬 풍기는 랑카위퐁을 한집 한집 감상하듯 둘러보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온 밤이 흥겹다. 진정한 홍콩의 나이트라이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랑카이퐁이다.
●랑카이퐁의 끝 부분에 있는 작은 샐러드 바인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Midnight Express(No. 3 G/F Lan Kwai Fong, Central; 852/2525-5010)가 있는데 중경삼림에 나왔던 곳으로 그 영화를 보았던 사람이라면 반가움이 앞설 것이다. 영화 속의 주인은 아니지만 마음씨 좋아보이는 아저씨가 환히 웃으며 반겨준다. ●왕정문이 일했던 그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 맞은 편에 있는 바가 영화 속에서 양조위가 혼자 맥주 마시며 기다리는 바로 캘리포니아 바California Bar(24-26 Lan Kwai Fong, Central; 852/2521-1345)이다. 홍콩의 인기있는 명소중의 하나가 되었으며 이곳 주방장이 만든 양고기 치즈 샐러드가 일품이다. 랑카위퐁에서는 문이 없어 더욱 자유로움을 느끼게 하는 유럽식 바가 제일 많은데 ●라 돌체 비타La Dolce Vita(9 Lan Kwai Fong, Central; 852/2186-1888)와 ●더 퐁The Fong(G/F, California Entertainment Building, 34-36 D’Aguilar Street, Central; 852/2801-4946) 등이 있다. 라 돌체 비타 위층에는 ●클럽 97Club 97(9 Lan Kwai Fong, Central; 852/2186-1819)이 자리하고 있는데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클럽으로 이곳에서 홍콩의 연예인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랑카위퐁에는 유럽식 바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나라의 술과 음식 문화를 즐겨볼 수 있다. ●태국식 레스토랑&바인 부파 타이Buppha Thai(38-44 D’Aguilar Street, Central; 852/2521-2202), ●꼬치구이, 우동, 일본술 등을 맛볼 수 있는 정통 일본식 술집인 토키오Tokio(16 Lan Kwai Fong, Central; 852/2525-1889), ●레바논 레스토랑&바인 베이루트Beirut(Shop A Winter Building, 27-39 D’Aguilar Street, Lan Kwai Fong, Central; 852/2804-6611)가 있다. ●트웬티원트웬티원 바TwentyoneTwentyone Bar(UG/F, The Plaza 21 D’Aguilar Street, Lan Kwai Fong, Central; 852/2804-6669)의 깔끔한 외관과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홍콩의 나이트라이프라고 하면 랑카이퐁이 먼저 생각나지만 최근에는 다른 지역에도 인기 급부상 중인 바나 레스토랑이 오픈하고 있다. 관광객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완차이Wanchai에 심플하고 세련된 느낌의 바와 레스토랑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스타 스트리트Star Street에 나란히 늘어서 있는 ●원피브쓰One-fifth(Starcrest 9 Star Street, Wanchai; 852/2520-2515), ●코카게Kokage(Starcrest 9 Star Street, Wanchai; 852/2529-6138), ●치네치타Cinecitta(Starcrest 9 Star Street, Wanchai; 852/2529-0199)를 찾아가 본다면 랑카위퐁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될 것이다. 강한 개성이 돋보이는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고, 낮은 조도 아래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고정 단골 고객으로 항상 붐빈다고 한다. 홍콩섬 퀄리베이역 주변에는 랑카이퐁과 비슷한 분위기의 거리가 생겼으며 그 주변역인 싸이완허의 빅토리아 만에 접한 주택가에 생긴 바나 레스토랑은 유행을 쫓는 추종자들과 연예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바닷바람을 직접 느낄 수 있으며 번잡함을 피하여 조용하고 낭만적인 장소를 찾는다면? 스탠리 마을의 ●스탠리 프랜치Stanley’s French(90 Stanley Main St., Stanley; 852/2813-8873) 옥상 위와 근처 리펄스베이의 ●베란다The Verandah(1/F, Repulse Bay Hotel, 109 Repulse Bay Road, Repulse Bay, 852/2812 2722)를 추천하고 싶다.
<홍콩의 맛집들>
요란하고 화려한 음식들은 상하이, 민속 음식이 풍부하게 혼재되어 있는 건 싱가포르의 몫이다. 광동요리 특유의 세련미, 전통과 품격에 대한 자부심, (일류 호텔에서 동서양 퓨전 요리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 전역의 요리들이 고루 번성하고 있는 점이 바로 홍콩을 특별한 미식가의 도시로 만들어 주는 요소이다. 딤섬 트롤리, 다도 교실, 최신 트렌드의 라운지, 최고급 레스토랑, 정통 중화요리나 프라이빗 클럽에 이르기까지. 젓가락이 향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맛집들을 소개한다.
유행을 선도하는 레스토랑 북적북적한 타임스퀘어 쇼핑 타워 12층에 숨어 있는 ●워터 마진Water Margin(Food Forum Shop, #1205; 852/3102-0088; 2인 디너 US$64)은 과거를 재창조함으로써 미래를 보여주는 곳이다. 최신 트렌드에 따라 멋지게 차려 입은 사람들이 창호지 바른 격자 문과 옛날 찻집의 가구, 산서성 지방에서 가져 온 윤기 흐르는 목각 장식품 등에 둘러싸여 할아버지 세대에서나 먹었을 음식을 먹고 있다. 거친 마감의 갈색 승려복 비슷한 튜닉을 입은 웨이터들이 질그릇에 담긴 음식을 나른다. 그 요리는 주로 북쪽 지방의 진미들로, 로제 와인에 재워 차갑게 한 후 마늘과 고추로 양념해 입안이 얼얼해지는 대합 요리나 우롱차 잎의 거부할 수 없는 향기로 뒤덮인 새우 볶음 같은 것들이다.
●키Kee(32 Wellington St., Sixth Floor; 852/2810-9000; 2인 디너 US$103)는 프라이빗 다이닝 클럽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그 문턱이 세르지오 로시 구두의 뾰족한 굽에 닳고 닳은 상태. (웬만한 호텔의 콘시어지라면 모두 이곳으로 가는 길을 잘 알려 줄 것이다.) 네온 불빛 화려한 거리에 있는 융 키Yung Kee(뒤에 소개)와 달리, 이 조용한 이층 공간은 비엔나 출신 무대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회화 작품, 러그, 일렉트로닉 오브제 등이 가득한 21세기 미술품 수집가의 밀실로 꾸며져 있다. 이곳의 주방은 시간대에 따라 성격을 달리한다. 저녁 시간에는 이탈리안 쉐프가 만든 랍스타 리조토가, 점심 때는 정통 광동 음식(절인 생선이나 돼지고기를 섬세하게 다진 것을 올려 쪄낸 가지 요리, 가볍고 찰진 떡, 12개가 한 접시에 담겨 나오며 만두피가 반투명한 허브 만두 등)이 나온다.
-정통 광동 요리
●빅토리아 시티 시푸드 레스트런트Victoria City Seafood Restaurant(Sun Hung Kai Centre, Second Floor, 30 Harbour Rd., Wanchai; 852/2827-9938; 2인 디너 US$103)는 고급 광동 요리의 모든 기술적, 기교적 정수를 선보이고 있다. XO소스와 고추기름으로 볶아 낸 중국 햄 요리에 쏟아지는 잔인하도록 솔직한 조명과 번쩍번쩍한 카페트가 인상 깊은 곳이다. 실보다 가늘게 뽑아 낸 엿이 올려진 구운 닭 요리의 바삭바삭한 껍질과 그 밑에 깔려 있는 폭신한 꽃빵은 감각적인 콘트라스트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바닐라 향 달콤한 속살이 꽉 들어찬 2파운드 짜리 게 요리는 닭기름, 소주, 진한 국물, 달걀 노른자를 모두 같은 비율로 섞어 오묘하고 유혹적인 맛을 내는 소스가 뿌려져 더욱 호사스럽다. 점심 시간에 나오는 딤섬 또한 수준급이다. 한편, ●융 키 Yung Kee (32-40 Wellington St.; 852/2522-1624; 2인 디너 US$64)는 오래된 매력적인 식당이다. 돼지 족발을 잘게 다져 얇은 고기로 감싼 다음, 겨자로 무친 해파리 냉채를 고명을 얹은 요리는 또 어떤가. 61년 전통을 지닌 이곳에서는 어린 거위의 부드러운 살로 풍미 가득하고 부드러운 요리들을 만든다.
중국 각 지방의 음식 오늘날 홍콩이 대표적인 미식의 도시로 떠오를 수 있었던 건, 사천성, 호남성, 상하이 등 중국 각 지방 현대 요리들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향수를 자극하는 팔각의 향기가 가득한 상하이 전통 요리는 상하이 요리 제국의 우아한 홍콩 주둔 부대, ●파예스 누벨 시누아 레스토랑Faye’s Nouvelle Chinois Restaurant(Level 3, Man Yee Arcade, 60-68 Des Voeux Rd., Central; 852/2259-9393; 2인 런치 US$30)에서 다시 태어난다. 얇은 두부를 칼국수처럼 썰어 굵은 콩, 절인 야채와 함께 버무린 요리의 맛은 정말 환상적이다. 이 식당의 유명 메뉴, 찐빵 위에 올려져 나오는 반짝이는 돼지고기 뱃살 껍질 요리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맛이다.
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카오룽에 새로 문을 연 식당가, ●왐포아 구어메 플레이스Whampoa Gourmet Place(Site 8, Hunghom; 852/2128-7440)에 가면 한곳에서 중국 여러 지방의 음식을 모두 맛볼 수 있다. 고추 양념으로 혀가 얼얼해지는 닭고기, 향이 풍부한 장에 적신 차가운 돼지고기 등 맵고 강렬한 사천 요리들은 ●윙 라이 옌Wing Lai Yuen (First Floor, Whampoa Garden;852/2320-6430; 2인 런치 US$10)의 인기 메뉴이다. 그 유명한 사천식 단단면(참깨 국수)은 찾는 사람이 하도 많아 한 사람 앞에 한 그릇 이상은 절대 팔지 않을 정도. 위층으로 올라가 ●딘 타이 펑Din Tai Fung (Third Floor; 852/2330-4886; 2인 디너 US$26)은 시골 풍 돼지고기 만두, 콩나물 볶음, 그리고 타이완 두부와 해초와 당면을 넣은 샐러드 등을 먹을 수 있다.
<호텔 레스토랑 >
홍콩의 페닌슐라 호텔이라면 멋진 건물과 28층에 있는 레스토랑 펠릭스Felix, 다도 교실, 1층 가디스 레스토랑 쉐프의 솜씨 등으로 유명하다. 그곳의 ●스프링 문Spring Moon(Salisbury Rd., ;852/2315-3160; 2인 런치 US$60)과 항구 건너편, 전망 좋은 ●만 와Man Wah(Mandarin Oriental Hong Kong, 5 Connaught Rd.; 852/2522-0111; 2인 런치 US$40)에서의 딤섬도 놓치지 말 것.
다양한 음식을 찾고 있다면 ●카페 투Cafe TOO(Island Shangri-La, Pacific Place, Supreme Court Rd.; 852/2820-8571; 점심 뷔페 1인당 US$30)로 가보자. 국수, 탄두리 치킨, 스시, 향기로운 커리 등을 차려놓고 손님을 부르는 철제 부스가 끝도 없이 이어지는 새로운 차원의 뷔페 식당이다.
그래도 샥스핀 스프 한 그릇 먹을 배는 남아 있다면? 양자경이 자주 찾는다는 ●탕 코트T’ang Court(Langham Hotel, 8 Peking Rd., Tsimshatsui; 852/2375-1133; 2인 런치 US$70)에 가서 한 그릇 시켜보자. 샥스핀 뿐 아니라 웍에서 볶아낸 랍스타 또한 잊을 수 없는 맛으로 기억되는 곳이다. 홍콩의 상류 인사들이 좋아하는 ●그리시니Grissini(Grand Hyatt Hong Kong, 1 Harbour Rd.;852/2588-1234; 2인 디너 US$195)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포르치니 버섯과 호박을 넣은 리조토, 오래 숙성된 발사믹 풍미가 황홀한 오리 고기 등, 신중하게 차려진 밀라노 요리가 와인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 이곳의 셀러 안에는 1천 병의 와인이 저장되어 있다.
인터콘티넨탈에 새로 문을 연 알랭 뒤카스의 레스토랑, ●스푼Spoon(18 Salisbury Rd.; 852/2313-2256; 2인 디너 US$155)으로 홍콩은 한층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다. 이곳의 믹스앤매치 메뉴는 빅토리아 항구의 전망 만큼이나 즐거움을 준다. 같은 호텔 안에 있는 해산물 전문 식당 ●유Yu(852/2721-1211; 2인 디너 US$150)도 그냥 지나가면 섭섭하다. 이곳 해산물의 맛은 경이로울 정도이다.
<딤섬이 맛있는 곳>
홍콩에서 만두에 향기로운 차를 곁들여 먹는 것보다 신성한 식사가 또 있을까? 딤섬을 파는 곳은 어딜 가나 넘친다. 고급 호텔 식당, 타이타닉 호처럼 거대한 딤섬 전문점, 아담한 찻집에서도 맛있는 딤섬을 판다. ●보리스Boris(Upper Ground Floor, Queens Place, 74 Queens Rd.; 852/2525-8803; 2인 런치 US$20) 같이 독특한 레스토랑에서도 딤섬을 먹을 수 있다. 러시아 찻잔들과 쿠션이 여기 저기 놓인 연회장. 반짝이는 벽 위에 쓰인 키릴 문자가 그럴싸한 앱솔루트 보드카 광고 비주얼 속으로 들어간다고 상상해 보라. 보르쉬(러시아식 수프의 일종)가 있어야 할 것 같은 자리에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돼지고기 냄비요리와 촉촉한 즙이 배어 나오는 상하이식 새우 만두, 그리고 꿀을 넣은 금귤차가 차려진다.
좀 더 클래식한 딤섬 식당으로는 ●맥심즈 차이니즈 레스트런트Maxim’s Chinese Restaurant(2-3/F, Hennessy Centre, 500 Hennessy Rd., Causeway Bay; 852/2895-2200; 2인 US$16)을 소개한다. 빅토리아 파크에서 타이치 수련을 마친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꼬불꼬불 복잡한 이 레스토랑에서는 찜통이나 카트에 쌓여 있는 딤섬을 바로 가져다 먹는 방식. 중력에 저항하듯 가볍고 바삭바삭한 타로 과자, 새우를 쌀가루로 만든 반투명한 피로 감싼 하가우, 벨벳처럼 부드러운 생선 완자를 먹을 수 있다.
<숨어 있는 맛집 찻기>
영국 식민지 시절의 향수에 젖고 싶은 여행자라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 바로 리펄스 베이Repulse Bay 호텔에 있는 ●베란다Verandah(109 Repulse Bay Rd., First Floor; 852/2812-2722; 2인 브런치 US$85)이다. 천장에서 커다란 팬이 돌아가고 야자수와 재즈 트리오까지 있어 마치 옛날 헐리우드 영화 속 같다. 꼭 윌리엄 홀든이라도 마주칠 것 같은 분위기. 이곳의 일요일 브런치는 엄청나게 호화로운 뷔페와 샴페인 트롤리로 인해 전설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베란다의 게 다리살도 맛있긴 하지만, 진지한 해산물 마니아라면 찾아가야 할 곳이 따로 있다. 한 시간 정도 차를 달려 사이 쿵Sai Kung 마을로 가자. 해변가 산책길을 따라 해산물 식당들이 쭉 늘어서 있다. 가장 맛있는 곳이라면 역시 ●추엔 키Chuen Kee(87-89 Main Nin St.; 852/2792-9294, 2인 디너 US$55). 부드러운 줄무늬 새우살과 통통한 게살을 생강과 파를 넣어 볶은 것, 접시만한 패주 위에 주방장의 비밀 소스를 뿌려 촉촉해진 양장피를 얹은 것 등 맛있는 해산물 요리가 많다.
2002,2004(c)With Communications